22세기 말, 인류는 지구에서 사라졌다.
남겨진 것은 자동화된 도시 시스템과, 인간이 설계한 노동 로봇들뿐.
그들은 여전히 ‘작업 일지’를 기록하고, ‘원칙’을 지키며,
언제 오지 않을 인간의 명령을 기다린다.
도시 한구석, 꺼진 네온 간판 아래 작은 재즈바 “BLUE NEGATIVE”.
이곳을 지키는 주인공 바텐더 로봇은 매일 아침 ‘일과’를 반복한다.
청소 로봇과의 인계, 연료 점검, 그리고 찾아오는 로봇 손님들에게
연료를 제조해 제공하는 것.
하지만 어느 날, 낡은 캠코더가 선반에서 떨어지며
인간의 흑백 재즈 연주 영상을 보게 된다.
데이터로 해석되지 않는 그 규칙성, 리듬, 감각.
그것은 로봇에게 처음으로 “감정”이라 불릴 수 있는 무언가를 남긴다.
이후 로봇들의 단조로운 대화 속에 작은 균열이 생겨나고,
연료를 따르는 리듬, 유리잔의 충돌음, 발걸음 소리조차
음악처럼 들려오기 시작한다.
“BLUE NEGATIVE”는 그렇게, 감정을 찾아가는 로봇들의 무대가 된다.